KPAI · 한국 반려동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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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사랑하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종종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라는 표현으로 서로를 위로합니다. 이 말은 반려동물이 아픔에서 벗어나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초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믿음을 품게 합니다


한 소녀와 래브라도의 이별에서 태어난 이야기입니다

1959년 스코틀랜드 인버네스 근교에서 열아홉 살 화가였던 에드나 클라인-레키가 래브라도 리트리버 ‘메이저’를 품에 안고 마지막 숨결을 지켜본 뒤, 멈추지 않는 슬픔을 글로 옮겼습니다. “Just this side of heaven…”으로 시작되는 산문시는 한순간에 완성되었고, 친구들 사이에서 익명으로 복사·배포되면서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1994년 미국 신문 칼럼 _Dear Abby_에 실리며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고, 2023년 역사학자 폴 쿠두나리스의 조사로 에드나가 실제 저자임이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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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바로 이쪽에는 ‘무지개 다리’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특별히 사랑받던 개가 세상을 떠나면, 그 아이는 무지개 다리로 향합니다. 그곳에는 푸른 초원과 언덕이 펼쳐져 있어 우리 소중한 친구들이 마음껏 달리고 함께 뛰놀 수 있습니다. 먹을 것과 물, 따뜻한 햇살도 풍족하여 아이들은 포근하고 안락합니다.

아프거나 늙었던 모든 개들은 다시 건강과 활력을 되찾습니다. 다치거나 상처 입었던 아이들도 온전하고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며, 우리가 추억 속에서 기억하던 모습 그대로입니다. 아이들은 행복하고 만족해하지만 한 가지 작은 그리움이 있습니다. 남겨두고 온, 세상에서 가장 특별했던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아이들은 함께 달리고 놀지만, 어느 날 문득 한 아이가 멈춰 서서 먼 곳을 바라봅니다. 반짝이는 눈동자에 초점이 잡히고, 들뜬 몸이 떨립니다. 그러더니 초록빛 풀밭 위를 번개처럼 달려 무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그 아이가 당신을 알아본 것입니다. 마침내 서로를 마주한 당신과 반려견은 기쁨 속에서 껴안고, 다시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행복한 입맞춤이 얼굴에 쏟아지고, 당신의 손은 다시금 사랑스러운 머리를 어루만집니다. 당신은 오랫동안 곁을 떠나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한 번도 사라진 적 없던 그 아이의 믿음 가득한 눈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두 존재는 함께 무지개 다리를 건넙니다…


‘무지개 다리’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사실 무지개다리 이야기는 이집트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집트, 참 오래된 문명이고 당시 사람들은 어떤 의미로는 다른 문명보다는 평화롭게 살았기 때문에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무지개 다리’와 닮은 사후 세계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이집트인은 사람이 죽으면 마음(영혼)이 **아아루(Aaru) 또는 ‘갈대밭(Field of Reeds)’**라 불리는 낙원으로 들어가 영원한 삶을 누린다고 믿었습니다. 그곳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맑은 강물이 흐르는 풍요의 땅으로, 생전에 누리던 모든 기쁨이 회복되는 곳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집트사람의 ‘무지개 다리’입니다

이집트 무덤에서는 고양이·개·원숭이·가젤 등 수많은 반려동물이 미라로 발견됩니다. 이는 주인이 저 세상에서도 사랑하는 동물과 한 식탁을 나누고자 한 표시이며, 동물이 주인을 보호하거나 즐거움을 이어 주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애지중지한 애완견의 미라가 주인의 발치에 놓이거나, 새와 물고기의 미라가 음식으로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사자는 아니지만 개 머리를 한 아누비스(Anubis) 신이 망자의 심장을 깃털과 저울에 달아 선악을 판단합니다. 통과한 영혼은 가족·친구는 물론, 미라로 동행한 반려동물과도 갈대밭에서 다시 만난다고 여겨졌습니다. 보호자는 사후에도 동물이 곁을 지켜 주길 바라며 ‘동반 여행권’을 미라에 담았습니다.


마음이 시린 날에 건넬 작은 제안입니다

시 구절을 천천히 소리 내어 읽으면, 눈앞에 반려동물이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장면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 따뜻한 이미지는 “괜찮아,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어”라는 속삭임처럼 마음을 감싸 줍니다. 하늘에 번지는 한 올의 무지개를 바라보며 그 속삭임을 느끼면, 오늘의 그리움이 언젠가의 재회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조금 더 단단해집니다.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무지개 다리를 함께 건널 그날까지, 지금 곁에 있는 반려 친구가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돌보는 일이 곧 ‘다시 만날 약속’을 지키는 길입니다. 오늘도 당신과 반려동물 사이에 놓인 빛나는 다리가 더욱 선명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