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AI · 한국 반려동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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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개가 물었다. 그런데 죽은 건 개였다

18세기 영국의 작가 **올리버 골드스미스(Oliver Goldsmith)**는
짧지만 풍자적인 시를 통해 인간 사회의 모순을 드러낸 인물입니다.
그의 대표적인 시 중 하나인
**「미친 개의 죽음을 위한 엘레지(Elegy on the Death of a Mad Dog)」**는
처음엔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읽을수록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광견병, 그 시절의 죽음 선고

이 시가 쓰인 1700년대 후반, **광견병(Rabies)**은 단순한 병이 아니라 사형 선고와도 같았습니다. 한 번 걸리면 거의 예외 없이 죽는 병이었고, 그에 대한 치료법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광견병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 중 하나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개가 미쳤다”고 하면, 그 개는 곧바로 위험한 존재가 되었고, 주저 없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시도 그런 상황에서 출발합니다.


시의 줄거리: 선한 남자와 개

한 마을에 경건하고 선하다고 알려진 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항상 기도하고, 가난한 이들을 도왔고,
모두가 그의 인품을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개에게 물립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저 개는 분명 미친 개야!
저 남자도 이제 죽게 생겼군!”

사람들은 개를 광견병에 걸린 것으로 단정하고
칼을 들어 개를 죽입니다.

며칠 뒤,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개는 죽었고,
그 남자는 살아났습니다.


시 전문

Elegy on the Death of a Mad Dog

by Oliver Goldsmith

모든 착한 사람들이여,
제 짧은 노래를 들어주세요.
혹 짧다고 느끼셔도,
잠시만 귀 기울여주십시오.

이즐링턴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
누구나 그가 경건한 삶을 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늘 기도하러 다녔고,
정의로운 길을 걸었습니다.

좋은 고기를 얻으면,
반드시 둘에게 나누어 주었고,
악한 이들과 어울리지 않았으며,
항상 친절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불쌍한 개에게 물리고 맙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개가 미쳤어! 저 사람은 죽게 될 거야!”

사람들은 칼을 들고 개를 죽였습니다.
개는 싸우지 않고 조용히 죽었습니다.

하지만 곧 밝혀진 사실은,
물린 사람은 살아났고,
죽은 건 개였습니다.


이 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이 시의 반전은 단순한 농담이 아닙니다. 골드스미스는 이 짧은 시 안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공포에 사로잡히고, 그 공포가 얼마나 폭력적인 결과를 낳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개가 그동안 온순했는지, 광견병 증상이 있었는지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죽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그 개를 죽여버렸습니다.

그 개는 정말 미쳤던 걸까요? 우리는 끝내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더 비극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사를 물었기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물 수가 있어서 죽인 것이니까요.


오늘날의 공포도 다르지 않습니다

광견병은 당시 사람들에게 **“죽음보다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도 비슷한 공포는 존재합니다.

그 공포가 커질수록 우리는 더 쉽게,
더 무자비하게 누군가를 **“위험하다”**고 단정합니다. 어쩌면 병을 알면 그리고 너무 겁을 먹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희생을 줄일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다시 개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시대만 해도 개들은 벼룩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질병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 (사실 이 시기의 개는 반려견이라고 하기는 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아니라면 다른 개와 접촉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언제 바뀌었을까요? 2가지 계기가 있는데, 하나는 광견병 백신이 발명되고 나서 상당히 나아졌고, 가장 중요한 변화는 이버멕틴 이라는 기생충을 죽이는 약이 개발되면서 개와 사람이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왕가에서 키우는 개들은 이런 문제가 적어서 공주들은 개와 같이 잠을 자기도 했지만, 이것은 극히 예외적인 일이었다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