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AI · 한국 반려동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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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그려진 암각화 – 가장 오래된 친구의 흔적

사람과 개는 언제부터 함께했을까요?
고고학자들이 사막의 절벽이나 바위산에서 발견하는 암각화(petroglyph)는 이 질문에 답할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은 바위 위에 사냥 장면을 새기거나 일상생활을 기록처럼 남겼는데, 그 중에는 분명히 ‘개’로 보이는 동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림 속 동물은 긴 다리와 꼬리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꼬리가 위로 말려 올라간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 특징은 오늘날에도 개 품종에서 흔히 관찰되며, 사막이나 초원에 사는 야생동물과는 구별되는 모습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약 8000년 전의 암각화에는 목줄로 묶인 개들이 인간 곁에서 걷고 있는 장면도 보입니다. 이 암각화는 단순한 예술을 넘어서, 개가 이미 인간의 동반자로 기능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사실 우리는 오래된 암각화를 통해서 개가 가축화된 최초의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암각화 자체는 매우 다양한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지역 연대(대략) 특징
사우디아라비아 (Shuwaymis, Jubbah) 약 8,000년 전 목줄을 한 개와 사냥꾼
알제리 (타실리-아하가르) 약 6,000–7,000년 전 사냥 장면에 함께 묘사된 개
남아프리카 (드라켄스버그) 약 4,000–6,000년 전 사냥 중 인간과 함께한 개
칠레 (Yerbas Buenas, 아타카마) 약 2,000–3,000년 전 개로 추정되는 동물 암각화
미국 (유타, Moab Man Panel) 약 1,000년 전 사람과 함께 있는 개 형상
미국 (뉴멕시코, Mortandad Canyon) 약 1,000년 전 무늬와 꼬리가 묘사된 개
폴리네시아 (마르키즈 제도) 약 800–1,200년 전 종교적 상징으로서의 개
하와이 (포이 도그) 약 500–800년 전 꼬리가 말린 영적 존재로서의 개

1. 사우디아라비아: Shuwaymis와 Jubbah

약 8,000년 전 사냥 장면 암각화에는 사냥꾼이 개 8~13마리와 함께 있으며, 개들이 목줄 또는 허리에 묶여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는 가장 오래된 개 목줄 이미지로, 개가 이미 조직적으로 훈련되어 사냥 활동에 참여했음을 보여줍니다 라이프사이언스Bradshaw Foundation.

2. 알제리 (타실리-아하가르)

사하라 사막의 타실리 지역 암각화에는 개와 비슷한 네 발 달린 동물 형상이 다수 등장합니다. 꼬리와 자세에서 오늘날의 개와 유사한 형태를 띠며, 사냥 또는 길들인 동반자로서의 개 역할을 상징합니다 .

3. 칠레 아타카마: Yerbas Buenas

아타카마 사막의 암각화 중 일부에는 개로 추정되는 동물 형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에서의 개와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문화사적 증거입니다 .

4. 미국 유타주: Moab Man Panel

퓨레몬트 문화 시대(800~1,000년 전) 암각화로, 사람들이 있는 장면 근처에 개 형상이 등장합니다. 이는 북미 원주민 사회에서 개가 함께했던 흔적을 보여줍니다 .

5. 북미 남서부: 뉴멕시코 Mortandad Canyon

스모크로 그을린 굴벽에 남은 암각화에는 무늬가 있는 개로 보이는 두 마리 동물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짧은 꼬리, 발톱 부재, 얼룩무늬 등이 개를 가리키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Rock Art Blog.

6. 남아프리카 드라켄스버그

드라켄스버그의 바위그림에는 사냥 장면에서 개들이 인간과 함께 등장합니다. 이는 개가 초기 수렵채집 사회에서 함께 사냥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researchgate.net.

7. 폴리네시아: Marquesan Dog 암각화

마르키즈 제도의 암각화에서는 토템처럼 여겨졌던 개가 종교적·부족적 의미로 표현되었습니다. 특히 고위 계층 또는 종교 의례와 연관된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위키백과.

8. 고대 하와이: 포이 도그 암각화

’포이 도그’로 불리던 하와이의 토착 개는 암각화로도 표현되어 왔는데, 꼬리가 말린 형태와 뾰족한 귀가 특징적입니다. 이는 개가 영적 존재로 여겨졌음을 시사합니다 위키백과.

왜 하필 개였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가축화는 대개 식량 확보를 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소와 돼지, 닭은 먹기 위한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는 먹기 위해 기른 동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냥, 경계, 짐 운반, 혹은 정서적 교감의 파트너로서 인간과 협력했습니다.

그렇기에 암각화 속 개의 모습은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사람과 함께 사냥을 나가고, 주위의 위험을 경계하며, 때로는 불을 피운 자리 곁에 누워 있는 모습은 우리가 지금 반려견과 함께 나누는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꼬리가 말린 동물

암각화에서 동물을 식별할 때 가장 중요한 단서 중 하나는 ‘꼬리의 형태’입니다.
개는 흔히 꼬리가 말려 올라가 있는 반면, 다른 야생동물들 — 예를 들어 늑대나 하이에나, 들개, 혹은 사슴이나 영양류 — 는 대부분 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돼지나 오소리처럼 살짝 꼬리를 말기도 하는 동물들도 있지만, 개처럼 고리 모양으로 확실하게 말리는 꼬리를 가진 야생동물은 드뭅니다.

이러한 특징은 과거 인류가 개와 다른 동물을 구분하고, 개를 특별한 존재로 여겼다는 문화적 증거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개와 함께한 시간의 무게

암각화에 남겨진 개의 모습은 단순한 동물 묘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와 함께한 공존의 역사이자, 가장 오래된 동반자에 대한 기억의 흔적입니다. 사냥에서의 파트너, 생활의 동반자, 그리고 나중에는 정서적 교감의 존재로까지 발전한 개는 그야말로 사람과 함께 진화해온 유일한 동물입니다.

오늘날 반려견과 산책하며 느끼는 감정, 무심히 손을 얹었을 때 전해지는 따뜻함은 수천 년 전 어느 사막의 사람도 느꼈을지도 모를 감정입니다.

그들이 바위에 새겨 넣은 개의 모습은 단지 과거의 풍경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가장 오래된 우정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