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의 코와 후각,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
12살 된 대형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키와 체중이 훌쩍 커서 멀리서 보면 아직도 위엄이 느껴졌지만,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걸음이 불안정했습니다. 거실에 놓인 대형 오소픽 침대 위에서 천천히 원을 그리며 자리를 잡는 모습이 조금 안쓰러웠습니다. 무릎을 구부리고 엉덩이를 낮추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고, 관절에서 나는 소리가 제 귀에도 들렸습니다.
저는 이 반려견의 집을 방문해 호스피스 케어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가족은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지내게 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요즘 들어 미끄러운 마룻바닥에서 ‘빙판 위를 걷는 듯’ 미끄러지고, 식탁 아래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는 일이 늘었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집이 단층이라 이동에는 큰 제약이 없었지만, 이동성 문제를 바로 잡아야 했습니다.
약을 중단하게 된 이유
가족은 몇 달 전 관절염 진단 후 수의사에게서 처방받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를 먹였는데, 두 달쯤 지나면서 반려견의 코가 건조해지자 약이 원인이라고 생각해 복용을 중단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약물과 코 건조는 알려진 연관성이 없었고, 약을 끊어도 촉촉한 코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건조한 코’ 자체보다, 약이 주던 통증 완화와 보행 개선 효과가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의 코와 건강, 상관관계는?
많은 보호자들이 “코가 마르면 아픈 거 아니에요?”라고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입니다. 개의 코가 건조하다고 해서 반드시 병에 걸린 것은 아닙니다.
코의 습도는 후각 기능과는 어느 정도 관련이 있지만, 건강의 전반적인 척도는 아닙니다.
개에게 코가 중요한 이유
개는 산책 중 잔디 한 포기, 벽 모서리 하나도 빠짐없이 냄새를 맡습니다. 후각은 개의 환경 인식, 사회적 소통, 위험 탐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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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른 개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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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표시와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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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구조, 폭발물 탐지, 질병 감지 등 특수 임무 수행
사람의 후각도 생각보다 훌륭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도 연습하면 냄새 추적 능력을 높일 수 있고, 병이나 감정 상태를 냄새로 감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후각의 작동 원리
코 속에는 후각 수용체 세포가 빼곡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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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약 600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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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1억 5천만 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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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1억 5천만~3억 개
개는 코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냄새 입자를 콧속 점막에 붙잡아 올립니다. 코가 젖어 있으면 냄새 입자가 더 잘 붙잡히고, 후각 효율이 좋아집니다. 건조한 코는 냄새를 잡는 능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질병의 신호는 아닙니다.
후각과 감정의 연결
2014년 fMRI 연구에서는, 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의 냄새를 맡을 때 뇌의 보상중추가 가장 활발히 반응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익숙한 다른 개의 냄새도 긍정적인 반응을 유발했지만, 가족의 냄새는 그 어떤 자극보다 강한 행복 신호였습니다.
즉, 개는 냄새로 가족과의 유대감을 느끼고, 좋은 기억을 떠올립니다.
마무리
이 대형 노령견의 사례처럼, 나이가 들면 이동성 저하뿐 아니라 코의 상태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의 습도만으로 건강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중요한 것은 통증 관리와 이동성 개선, 그리고 정기적인 건강 검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노령견에서 흔히 나타나는 코 질환과 관리 방법, 그리고 응급상황 대처법을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